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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판타로의죽음 23장, 24장, 25장-레스토랑

프로젝트빅라이프/마르세유판타로의죽음

by 프로젝트빅라이프 2018. 10. 2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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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레스토랑 정원(오전)

(주문한 디저트를 가지고 실내 테라스로 들어오고 있는 타로와 뒤마.)

 

타로: 나는 이곳이 마음에 안 들어.

뒤마: 입맛에 안 맞나? , , 아무래도 좋아. 그런데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말이야.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건 유목민이었기 때문이야.

타로: 우리가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건 쿠란에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쓰여 있기 때문이야.

뒤마: 그렇지만 난 쿠란이나 하나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야. 사회적 관습에 대한 이야기지. 자비, 땀을 흘릴 수 없는 돼지는 뜨겁고 건조한 기후에……게다가 다리도 짧아서.

타로: 돼지는 부정한 동물이야.

뒤마: 아니야, 그렇지 않아. 자비, 그건 지나치게 종교적인 관점이야.

타로: ……

뒤마: 내가 이런 말해서 기분 나빠?

타로: (말없이 디저트를 먹는다.)

뒤마: 종교적 권위와 텍스트로 돼지를 부정한 동물이라고 하는 건 돼지고기를 먹는 세계인들에 대한 모독이야.

타로: (냅킨으로 입을 닦고는)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라는 게 무슬림과 유대인들이 돼지고기를 먹기 때문에 테러를 저지른다는 거야? 그런데 그거 알아? 이유 없는 원한은 없다는 거.

뒤마: 자비, 너한테도 이유가 있어?

타로: 그만하지.

뒤마: 화났어?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다른 이야기 할까?

 

24. 레스토랑

 

(접시에 올려 진 아티초크 잎을 하나하나 떼어 버터에 찍어 안쪽의 두툼한 부분을 이로 긁어 먹고 있는 학생 넷, 타로를 힐끔힐끔 쳐다본다.)

 

청년1: (웃으며) 카르멜 아버지네.

청년2: 카라멜?

청년1: 카라멜이 아니고 카르멜.

청년2: 예뻐?

청년1: 관능적이고 지적이고 게다가 그녀가 가진 재능은 정말이지.

청년2: 재능?

청년3: (청년1에게) 둘이 잤어?

청년1: ?

청년4: (청년1에게) 난민이잖아.

청년1: 난민이라니. 그녀는 프랑스 국적을 가진 프랑스인이야.

청년4: 프랑스 사람은 검은 머플러를 머리에 두르지 않아.

청년1: (웃으며) , , 좋을 대로 생각해. 생각은 자유니까. 나는 그녀의 아버지께 인사를 해야겠어.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말고, 청년4를 보며) 프랑스 사람은 너처럼 아티초크 잎을 먹지 않아.

청년4: (청년2에게) 내가 뭐?

청년2: 입이나 좀 닦아. (냅킨을 건넨다.)

청년1: (옷매무새를 바로하고) 조용히 좀 해봐.

청년3: 긴장 돼?

청년1: 으음. 글쎄. . 아니라면 거짓말이지. (웃으며) 나는 사실 그녀하고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거든.

청년4: 미안해. 나는 몰랐어.

청년1: (웃으며) 괜찮아. 나도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너처럼 생각했으니까. .

 

(청년1, 자리에서 일어나 정원으로 향한다.)

 

청년4: 그런데 말이야. 두 사람이 결혼하면 찰리도 이슬람교도가 되는 거야?

 

25. 레스토랑 정원

 

(물 담배를 피우려는 타로 앞을 청년1이 가로막는다.)

 

청년1: 안녕하세요?

뒤마: (타로를 보며) 누구?

타로: (물 담배를 빨려다 말고) .

청년1: (미소를 띠며) 카르멜하고 같은 반이에요. 평소에 카르멜한테 아버지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타로: (헛기침하며) , ...그렇군요. 뭐라고 하던가요?

청년1: 좋으신 분이라고 들었어요. 다정다감하고.

타로: 정말요?

청년1: , 때론, , 아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가려다말고 멈춰 서서) 자비 씨. 괜찮으시다면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제 말은 자비 씨 집에서 카르멜하고 함께 말이죠.

타로: (웃으며) 아무 때나 와요.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까.

청년1: (웃으며) 고맙습니다. 그럼 이번 주 주말에 찾아 뵈도 될까요?

타로: 그렇게 해요.

청년1: 고맙습니다. 그럼 그때 봐요.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타로: (떨떠름한 표정으로 청년1을 보다가 물 담배를 빤다.)

뒤마: 어때? 마음에 들어?

타로: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으로) 뭐가?

뒤마: 저 청년 말이야. 자비, 자네 딸과 사귀는.

타로: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뒤마: (웃으며) 사랑에 빠진 눈빛이었어. 그리고 아까 분명히 카르멜과 함께라고 하지 않았나? 자네도 듣지 않았어? 혹시 모르지. 저 청년이 자네 사위가 될지.

타로: (헛기침) 아직 애야. 학교도 졸업하지 않았다고. 그리고 음, 나는 말이야, 적어도 내 딸만큼은(웃으며) 휴우, 아니다, 아니야.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겠지.

뒤마: 좋을 때지. (물 담배를 빨며) 아까 내가 했던 말은 마음에 담아 두지 마.

타로: (청년들이 있는 레스토랑 테이블 쪽을 바라보면서) 무슨 말을 했었지?

뒤마: (웃으며) 좋아. 나는 자네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 그나저나 프랑스 여자하고 결혼한 그 친구, 요새 통 안 보이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어?

타로: (애써 태연한척 하며) 투라이야?

뒤마: 아 맞다. 그 친구. 내가 그 친구 회사 사장하고 아는 사이인데 지각 한 번 하지 않던 사람이 말도 없이 안 나와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던 모양이야. 전화도 통 안 받고 말이지. 그래서 회사 연락망에 적힌 집주소로 찾아가봤는데 그 친구 아내가 그러더래. 팔레스타인 여자하고 바람이 나서 홀연히 떠났다나, 뭐래나.

타로: (놀라며) ? 뭐라고 했어? 방금.

뒤마: 뭘 그렇게 놀래?

타로: , 아니야. 아무것도.

뒤마: 싱겁긴. 아무튼 별 일이야. 프랑스로 들어오는 팔레스타인 사람은 봤어도 프랑스에서 팔레스타인으로 다시 돌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은 내가 본적 이 없거든. 그 전쟁 통에 가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거기보다는 여기가 다른 여자하고 사랑을 나누기 더 좋은 곳 아닌가?

타로: 잘못 들은 거겠지. 그가 살아있을 리가 없잖아.

뒤마: 살아있을 수가 없다니? 무슨 말이야?

타로: 아니 내 말은, , 그가 그 지옥 같은 곳에 다시 갔을 리가 없다는 말이야. 그것도 고작 사랑 때문에.

뒤마: (웃으며) 지옥은 원래 나오기가 힘들지. 들어가기는 쉬운 법이야.

타로: (꾸민 목소리로) , 그럴 리는 없겠지만. (물 담배를 말없이 한참동안 길게 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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