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샹젤리제 카페 밖
(귀가 먹먹하고 윙, 울리는 것 같은 소음이 한 동안 이어진다. 유리조각과 핏자국으로 얼룩진 거리에는 소년이 입고 있던 겨울옷이 갈기갈기 찢어진 채 놓여있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영문을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재빠르게 도망가다 주변을 살핀다.)
행인1: (동시에) 일곱 살도 안 되어 보이는 소년이었어.
행인2: (동시에) 하느님 맙소사!
행인3: (동시에) 경찰은 어디에 있지?
행인4: (동시에) 끝난 거야, 끝났어. 더 이상은 없어.
행인5: (동시에) 피가 나는데 괜찮아?
행인1: 응? 피? (자신의 몸을 찬찬히 살피며) 누, 누가 다친 건데?
행인5: 너 말이야. 머리에서 피가 나잖아. 가만히 좀 있어봐.
행인1: (아픈 뒤통수를 매만지며 정신없이) 괜찮아, 내 피가 아니야.
행인5: (행인1의 상처부위를 손으로 눌러주며) 가만히 좀 있어봐.
행인1: 괜찮아 보여?
(행인들, 겁에 질린 채 구급차를 보며 손을 흔든다.)
행인6: (잔뜩 겁에 질린 채 거리에 널 부러진 시체들 사이를 정신없이 걸어가며) 어떻게 된 거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왜 내가 집도 아니고 여기에 누워 있는 거야? 설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행인1: 어지러워. (알딸딸한 표정으로) 다 끝난 건가?
행인5: 병원 가서 치료 좀 받으면 괜찮아 질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행인1, 구급차에 탄다. 행인들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 카페 안에 있는 여자황제, 남자황제 두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
남자황제: (여자황제 어깨를 두드리며) 검은 연기가 아직 세상을 메우고 있어. 우리는 모두 불결한 돼지야.
여자황제: (울먹이며) 누가 그런 말을 한 거지? 돼지는 불결한 곳을 좋아하지 않아. 다만 체온을 좀 낮출 필요가 있어서. 오물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뿐이잖아. 그렇지 않아?
(카페 내에 있던 손님들 중 하나가 여자황제에게 수건을 건넨다. 충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거리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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