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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판타로의죽음 71장 - 샹젤리제 카페 내부

프로젝트빅라이프/마르세유판타로의죽음

by 프로젝트빅라이프 2018. 12. 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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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샹젤리제 카페 내부

(여자황제와 남자황제가 나란히 앉아있다. 여자황제는 커피 잔을 손에 쥐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고, 남자황제는 신문을 보고 있다. 두 사람 다 제각기 생각에 몰두해 있다.)

 

여자황제의 목소리: (속으로 하는 말) 이게 얼마 만에 찾아온 평화인지. 파리는 아주 붐비고 활기찬 도시야. 두 번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끔찍해. 그곳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소리를 낼 것만 같아.

남자황제의 목소리: (속으로 하는 말) 내일은 브르타뉴 생 잠므에 가봐야겠어. 건축기사자격증이 있다고 하면 아니, 경력이 좀 있다고 하면 일을 좀 시켜줄지도 모르니까.

여자황제의 목소리: 현실을 직시해야해.

남자황제의 목소리: 현실을 직시해야해.

여자황제의 목소리: 난 평범한 사람이고 싶지만, 우리는 평범해질 수가 없을 거야.

남자황제의 목소리: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내가 무슨 일을 했었는지가 뭐가 중요하지?

여자황제의 목소리: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일 뿐이야.

남자황제의 목소리: 내가 여기서 지금 뭘 해야만 하는 거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여자황제: (남자황제에게 말을 건다.) 우리 이야기 좀 해. 당신도 그렇겠지만-난 우리가 여기 말고는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해.

남자황제: 휴우,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정착금만으로 여기서 살 수는 없어. 일을 해야 해. (한숨을 내쉰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창밖을 보며) 밖에 무슨 일이 있는 듯싶은데.

 

(거리의 엄청난 소음을 뚫고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커진다. 귀가 먹먹할 정도의 폭발음. 유리창이 깨지며 멀리서 어렴풋이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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