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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구스카급 소행성, 왜 몰랐나? 아슬아슬하게 지구 스쳐간 ‘2019 OK’

Mysterious Animal Encyclopedia

by 프로젝트빅라이프 2019. 8. 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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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5일 오후 2시 22분(한국 시간) 지름 57~130m의 ‘아스테로이드 2019 OK(약칭 2019 OK)’라는 소행성이 초속 24㎞로 지구에서 7만 3000㎞ 떨어진 곳을 스쳐 지나갔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5에 불과할 만큼 아슬아슬한 거리였다.

2013년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에 떨어져 1200여 명이 다치고 3000여 채의 건물을 파손시킨 소행성은 2019 OK보다 훨씬 작은 크기인 20m 정도였다. 2019 OK와 비슷한 크기로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은 1908년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퉁구스카 대폭발을 일으킨 것이 있다.

사방 25㎞ 안의 나무 8000만 그루를 쓰러뜨린 퉁구스카 대폭발은 인류 관측 역사상 최대의 소행성 폭발사건이다. 이를 감안하면 2019 OK의 경우 최근에 지구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스쳐간 소행성 중 가히 최대 크기로 꼽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의하면 10m 크기의 소행성은 100킬로톤( 1킬로톤은 TNT 폭약 1000t의 위력)의 충격 에너지를 가진다. 그런데 지름이 커질수록 그 위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서 150m 규모의 소행성은 288메가톤(1메가톤은 TNT 100만t 위력)까지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2019 OK가 만약 지구에 충돌했을 경우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30배가 넘는 에너지를 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무시무시한 충격 에너지만큼 예상 사상자 수도 엄청나다.

비슷한 크기 소행성 충돌 시 1만 명 사상자 발생

2017년 ‘지구물리학 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는 약 50m에서 400m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사상자 수 및 사상자의 발생 원인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게재된 적이 있다.

그에 의하면 2019 OK와 비슷한 50~100m 크기의 소행성은 약 1만 명, 400m짜리 소행성은 약 28만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6500만 년 전에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은 지름이 1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소행성 충돌이 사람들을 사망시키는 주요 원인은 의외의 것으로 밝혀졌다. 즉, 소행성으로 인한 쓰나미나 뜨거운 열 또는 분출물이 아니라 바로 바람과 충격파 때문이라는 것. 연구에 의하면 사망자의 약 60%가 바람과 압력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회는 1998년에 지구 궤도 부근에 접근할 수 있는 1㎞ 이상의 소행성과 혜성 중 적어도 90%를 발견하도록 NASA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NASA는 작년 기준으로 1㎞ 이상의 지구 위협 천체 920개 중 약 97%인 893개를 발견했다. 또 내년까지 140m 이상의 지구 위협 천체 90%를 발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럼 왜 2019 OK는 몇 시간 전에서야 겨우 그 크기 및 경로를 알 수 있었을까. 사실 이 소행성은 지난달 22일경 브라질과 미국의 천문학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그런데 발견 후 이 소행성에 대한 데이터가 나왔을 때는 이미 지구를 거의 지나가고 있었다.

사전 관측이 어려웠던 이유는 2019 OK가 태양 방향에서 지구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작은 소행성은 밤하늘에서 매우 약한 빛을 띠므로 태양 방향에서 오면 찾기가 더욱 어렵다. 첼랴빈스크를 덮친 소행성도 태양 방향에서 접근해 운석우가 되어 지구에 떨어지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다.

유일한 대책은 안전한 장소로의 대피뿐

2019 OK의 궤도 역시 매우 특이했다. 화성의 바깥에서부터 금성의 안쪽까지 길쭉한 타원형 궤도로 들어왔는데, 이에 따라 지구 주변을 지나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관찰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속도도 다른 소행성보다 빨랐다. 최근 지구를 스쳐간 다른 소행성들의 경우 초속 4~19㎞였던 데 비해 2019 OK는 초속 24㎞의 빠른 속도로 지구를 스쳐갔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2019 OK 정도 크기의 소행성은 발견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가장 큰 여객기인 A380이 약 73m인데, 비행기 한 대가 캄캄한 우주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걸 포착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미리 관측했다고 해도 대책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지구로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려면 우주선을 발사해 소행성 주위를 돌게 만들면서 중력으로 아주 조금씩 밀어내거나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선 적어도 몇 년 전에 소행성을 궤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핵무기의 사용 역시 아직 우주 핵탄두가 없을뿐더러 효과면에서도 정확히 검증할 수 없는 방법이다.

만약 2019 OK를 몇 주 전에 발견했다고 해도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의 대피뿐이다. 하지만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지구 표면의 약 98%는 바다이거나 사막, 아니면 사람이 많이 모여 있지 않은 외딴 들판이다.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충돌한다고 해도 인명피해가 일어날 확률이 그만큼 적다는 의미다. 사실 인류는 우주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소행성을 통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일으키는 기후변화나 대기오염으로 인해 훨씬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19 OK의 갑작스러운 출현은 우리에게 소행성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그것이 언제가 되었든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며, 그런 소행성들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선 전 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출처: 사이언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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