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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듀라한 (Dullahan)

프로젝트빅라이프/싸이코패스신은죽었다

by 프로젝트빅라이프 2018. 12. 1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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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듀라한

[아일랜드의 ‘Dullahan’(또한 고이델어/스코틀랜드 게일어로 머리가 없다는 뜻의 ’Gan Ceann‘이라고 불리기도 함)은 보기 힘든 요정의 일종이다. 이 요정은 머리가 없고, 보통 검은 말을 타고 그의 머리를 팔 아래 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머리의 눈은 매우 크고 파리처럼 계속해서 움직이고 그의 입은 얼굴 양쪽으로 찢어져 흉물스럽게 웃어댄다. 머리의 살갗은 곰팡이 핀 치즈의 색깔과 모양을 닮았다고 한다. Dullahan의 채찍은 실제로 죽은 사체의 척추이며 그들이 종종 사용하는 무기는 죽음과 관련된 것들이라고 한다. (예컨대 길을 밝히기 위해 해골 안에 촛불을 넣는다든가, 넓적다리 뼈로 바퀴살을 만든다든가, 벌레 먹은 관 덮개로 무기를 감싸곤 함) Dullanhan은 어떤 사람이 죽을 때가 오면 멈춰 서서 그들이 사라져야 할 때 그들의 이름을 부른다.]

 

 

터널 가장 깊은 곳에 지옥문이 열려요. 문틈으로 살가죽을 찢는 채찍소리가 새어나옵니다. 걷다가 지쳐있던 우리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지옥문을 향해 걸어가고요. 검고 큰 마차위에는 군용배낭을 매고 있는 사람이 앉아있습니다. 목에서 떨어져 나간 머리는 그의 두 손에 들려있습니다.

 

누구?”

 

생김새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벼운 목소리네요.

 

안녕하세요.”

 

벼리가 목 없는 남자의 두 손에 들린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예의바르게 인사를 합니다. 그는 기분이 좋은지 웃으면서 입을 오물거려요.

 

아저씨도 길을 잃었나요?”

아니.”

남자의 몸에서는 두 개의 나무판이 부딪히는 소리가 납니다.

덜거덕, 덜거덕.

 

그럼?”

약속이 좀 있어서. 길을 걷고 있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나도. . 생각이.”

 

그는 단지 운이 나빴을 뿐입니다. 그들은 폭격에 희생되는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처럼 무참히 살해당했어요. 런던 남동부 울위치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가 말이죠. 그는 기관총 병이자 드러머였습니다. 근무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기 전에 런던탑 마당에 있는 까마귀에게 클로버라는 이름을 지어줬고요.

 

그런데 나는 누구지?”

생전에 그의 이름은 릭비였습니다.

나는 그를 죽인 남자들의 말을 읊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 사람을 죽인 이유는 영국 군인들에 의하여 무슬림들이 매일 살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국 군인도 그중 하나다. 눈에는 눈이고 이에는 이다. 폭탄을 떨어뜨리면서 당신들은 그게 한 사람만 죽일 거라고 생각하나? 여자들이 오늘 이런 광경을 보게 되어 유감이지만 우리들의 땅에 사는 여자들도 같은 것을 보아야만 한다. 당신들은 절대로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총을 쏘아대기 시작할 때 데이비드 캐머런이 맞을 거라고 생각하나? 정치인들이 죽을 거라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 당신이나 당신 자식들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을 없애버려라. 그들에게 군대를 돌아오게 하라고 해라. 우리 땅을 떠나면 당신들은 평화롭게 살 것이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지만 죽인 사람은 말이 많은 법입니다.

아시다시피 내 아버지 하나님도 말이 많습니다.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도 말이죠.

브뤼셀의 공항에서, 파리의 공연장에서, 니스의 거리에서, 노르망디의 교회에서,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광장에서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당신을 찾고 있었어요.”

 

벼리가 그의 손을 잡습니다.

 

어째서?”

신을 죽일 생각인데 당신이 필요해요.”

신이 누군데?”

 

요정이 된 그가 웃습니다.

 

나는 당신의 머리를 신에게 먹일 생각이에요.”

?”

그녀는 그녀가 하고 싶은 말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습니다.

 

당신은 죽음이니까. 죽음을 모르는 신도 당신을 먹으면 죽음을 알게 될 거예요.”

누가 그런 말을 해?”

제가 하잖아요. 지금.”

 

, 그럼 됐죠.

어쨌든 듀라한이 된 남자는 귀밑까지 입고리가 닿을 만큼 환하게 웃습니다.

신을 죽여서 뭐하려고?”

그는 깔깔 거리며 웃다가 웃음기가 싹 가신 얼굴로 초가 든 해골에 불을 붙입니다.

 

재밌지 않아요?”

뭐가?”

신이 없는 일요일을 상상해 보는 거요.”

……

그녀는 그의 대답을 오래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내 아버지 하나님이 없는 집을 상상해봅니다. 크고 아름다운 뿔이 그의 이마에 달려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깨선까지 박제해서 벽에 걸어놓게요.

 

신이 없다면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한데, 머리는 내 줄 수 없어. 대신에……

 

대신에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는 끝까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내가 들어서는 안 될 말이라도 되는 듯 귓속말로 속삭였으니까요.

 

어찌됐든 그는 신이 죽을 때가 오면 멈춰 서서 신이 사라져야 할 때 신의 이름을 부르기로 했습니다.

죽은 사체의 척추로 만든 채찍으로 마차를 끄는 말 등을 후려갈기면서요.

 

우리도 이제 그만 가자.”

 

돌아가려고 뒤돌아보니 여러 갈래 길이 더 복잡하게 가지를 쳐있습니다.

 

설마, 목 잘린 사람들을 더 보고 싶니?”

 

벼리는 더 보고 싶냐는 물음에 한참을 머뭇거립니다.

뭐 더 볼게 있다고 저래 두리번거리는지 모르겠어요.

 

뭐라고 하셨죠?”

목 잘린 사람들을 더 볼 거냐고 물었어.”

.”

목을 자르는 이유가 뭐죠?”

또 딴소리를 하네요.

 

그게 궁금해?”

목을 자르는 사람들을 보고 싶어요.”

하필 왜 그런걸.”

나는 그녀를 광신적 행위와 개죽음이 순교로 포장되는 시대로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제너럴셔먼호 간판 위에 서있어요. 셔먼호는 80급 증기선입니다. 파도가 무섭게 휘몰아칩니다. 배가 좀 많이 흔들리고 배를 처음 타 본 벼리는 심하게 배 멀미를 합니다. 완전 무장한 선원들이 우리를 에워싸지만 뭐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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