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거'의 어원은 '검다'라틴어 '니게르(niger)'에서 파생했다.
에티오피아의 니거스(NEGUS)는 왕족을 가리키는 단어인데 이것을 어원이라고 주장한다면 애초에 기분 나빠 할 이유가 없다. niger에서 파생된 단어들은 원래 혐오가 아닌 찬사 혹은 존경을 뜻했다. '흑인 예술(Negro art)' '흑인 음악(Negro music)' 등의 단어는 칭찬의 의미다. 마틴 루터 킹 박사는 1963년 불후의 연설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에서 동족을 가리키며 '니그로'라는 단어를 15번이나 썼으며 백인이 흑인을 '니거'라고 하는것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불편하다고 해서 상대에게 그 단어를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인종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기도 했다.
좋은 의미로 쓰이던 단어를 인종차별로 읽고 상대방의 의도와는 다르게 차별로 읽으면 '갈등'은 사라질 수 없다. 어둠으로 어둠을 몰아낼 수는 없으며 증오로 증오를 몰아낼 수는 없으며 오직 사랑만이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한 마틴 루터킹의 말을 곱씹어보자. 차별을 말하고 상대를 증오하며 다른 것을 보지 않는 건 동양인 백인 흑인 기타 유색인종 모두에게 좋지 않다. 마틴 루터 킹은 백인들과 흑인들의 공존과 통합, 모든 인종의 평등을 주장했다.
'차별'과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폭력과 약탈을 당연시하게 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TV앵커인 데렉 맥킨티는 "사람들 면전에서 소리를 지르고 위협한다고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정한 변화를 만들려는 것인가, 단순한 자기 만족을 얻으려는 것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차이를 인정해야 된다.
'니거'라는 표현을 불편한 단어로 형상화시키고 이를 확정짓고 또 상대방이 절대 써서는 안 되는 단어로 만드는 것은 자기 만족에 지나지 않다. 이는 마치 혐오표현을 찾고 또는 만들어나가는 최근 pc성향의 사람들과도 같아 보인다. 그들의 현 모습은 2000년대 들어 흑인에게 써서는 안 되는 단어, 행동 등을 정해놓기 시작한 흑인커뮤니티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들의 행동은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없애 불편해지지 않는 것이다.
BBC뉴스에서 기자 피오나 램딘이 길 가던 흑인을 차량으로 치고 욕설을 퍼부은 백인 남성들의 혐오범죄 사건을 보도하면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되고 이를 사과했던 과정을 보자. pc주의자 피오나 랩딘은 ‘니거(nigger)’라는 표현이 인종차별적 학대라고 평소 주장해왔으나 백인인 램딘 기자가 사건을 사실 그대로 보도하기 위해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발언한 '니거'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피해자의 가족이 해당 사건이 대중들에 의해 이해되길 원했다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쓸 수 없는 단어들을 늘려가는 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을 불편하게 했다는 이유로 과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도 모자라 상대방을 음해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혐오'표현을 이용하고 있다.
백인 혹은 타 인종이 니거의 어원을 이야기하다가 인종차별주의자로 불리게 된 사건을 생각해보자.
다인종, 다문화에 대한 교육은 혐오표현을 찾아내고 또 그것을 검열하고 처벌하는 데 있지 않다.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불편해 한다고 해서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는 건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다. 니거가 인류 공통의 나쁜 뜻이라 생각한다면 흑인들도 안써야되는 것인데 흑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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