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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별로인 영화 김보라 감독의 '벌새'

시네마천국

by 프로젝트빅라이프 2020. 12. 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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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우리나라 아니 세계적으로 휘몰아친 비상식적 광풍의 수혜를 받은 영화다. 생각보다 좋지 않고 생각보다 허술하며 생각보다 평범하다.


'벌새'에는 영화인들이 말하는 공감은 있을지언정 통찰력은 보이지 않는다. 흔한 성장영화 그 이상을 바란다면 실망이 클 수 있다. 자기연민은 있으나 자기발견은 없는 영화 벌새의 평범한 만듦새는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에 그토록 무관심했던 충무로 관계자들의 열광을 이해 할 수 없는 지경으로 이르게 한다.


벌새는 '공감'을 강요한다. 설득력이 없는 이야기를 밀어붙이기 위해 남성 캐릭터를 천편일률적으로 다뤘기에 여성캐릭터 대부분이 뻔해보인다. 인물들간의 상호작용이 다채롭지 못해 특정 감정을 강요하는 감독의 모습이 스쳐지나갈 정도다. 영화 벌새는 가장 낡은 여성주의운동을 축소시키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런데 그마저도 새롭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김보라 감독의 남성관은 비뚤어져 있고 이 영화는 영화 밖에서 그녀가 한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 "한국은 남자에 대한 기준이 몹시 낮다"
실제로 영화 벌새의 남성 캐릭터는 죽어있다. 김보라 감독 개인의 경험을 녹아냈다기보다는 특정 이념싸움에 영화의 생사를 건 기계적 인물 해석이 눈에 띌 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생각보다 가볍고 생각처럼 좋은 부분을 찾기 힘든 그렇고 그런 영화의 범주에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메시지에 영화를 꿰어 맞추려 애를 써도 너무 쓴다.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불완전한 인간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못한채 특정 사상의 신념을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친다. 페미니즘 영화로서도 수준이하다. 개인적 증오를 내비치는 것 말고 할 줄 모르는 여성영화인들의 '영화'에 박수를 보내는 자들 역시 그 수준이 의심스럽다.



여성감독의 영화가 비판받는 것은 '여성'이란 정체성 말고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보라 감독은 학교에서 겪은 성차별, 공공연한 성희롱 등을 이야기하고는 한다. 실제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더 잘알겠지만 그 정도 밖에 없는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면 김보라 감독에게 기대 할 것은 없다고 봐도 된다. 여성감독이 꼼꼼하면 예민하다고 말하는 관객들이 있지도 않지만 만약 일부 있다면 그것은 꼼꼼함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김보라 감독이 만드는 영화캐릭터들의 감정이 과잉된 상태임을 지적하는 것이지 여성성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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