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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판타로의죽음 64장, 65장, 66장 -요르단강 서안 나블로스 남쪽 하와라 검문소 , 낮-

프로젝트빅라이프/마르세유판타로의죽음

by 프로젝트빅라이프 2018. 10. 2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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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독방.

(타로, 침대에 눈을 뜬 채 누워있고 해가 뜬다. 옆방에서 벽을 두드린다.)

 

죄수: 어이, 자비.

타로: (벽에 대고) ?

죄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 어떤 것부터 들을래?

타로: (메말라 버석거리는 입술을 느리게 움직이며) 그냥 날 내버려 뒀으면 좋겠어. 이제 와서 좋고 나쁘고 할 게 뭐가 있겠어? 그냥 그때 죽어버렸다면. 아니 애초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어. 어렸을 때 나는 의사가 되고 싶었어.

죄수: . 언제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며? , 아냐. 뭐 어릴 때 꿈은 자주 바뀌는 법이니까. 계속 해봐.

타로: 사람들이 왜 자살폭탄테러를 하는 줄 알아?

죄수: 나야 모르지. 친구를 죽여서 이곳에 왔으니까. 그르노블 출신이라고 내가 안 했던가?

타로: 이스라엘 경비초소에서 옷을 벗어야 한다거나. 공중 앞에서 여성들과 키스하기를 강요받는다거나. 모하메드라는 이름을 가졌다거나. 경비초소에서 출산을 해야 한다거나.

죄수: 좋아 보이는 것도 있네 뭐.

타로: ?

죄수: 농담이야, 농담. 내가 사실 좀 굶었거든.

타로: 구역질나. (침대 끝에 걸터앉으며) 그만 이야기하고 싶다.

죄수: 정말 안 궁금해? 뭐 듣기 싫으면 말고.

타로: 나중에 이야기 해. 나중에.

죄수: 네 자식들 몇몇은 살아있다고-

타로: (벌떡 일어나며) , 세상에!

죄수: 너한테는 나쁜 소식인가?

타로: 전혀.

죄수: 정말?

타로: (벽에 대고) 어떻게 된 거지? 대체-

죄수: (비웃으며) 좋은 소식도 알려 줄까?

 

65. 요르단강 서안 나블로스 남쪽 하와라 검문소()

(자살폭탄조끼를 입은 소년을 이스라엘 공병대가 검문소 앞에서 체포한다. 이스라엘 공병대가 자살폭탄 조끼를 벗기고 무릎을 꿇린 뒤 심문한다. 검문소 옆 공터에서 자살폭탄 조끼를 폭파시키는 이스라엘 공병대. 그리고 그 모습을 찍고 있는 사진기자와 카메라맨.)

 

기자: 왜 그랬어?

소년: (카메라맨이 눈앞에 들이민 대본을 읽으며) 자폭은 에덴동산에서 72명의 아름다운 여인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그랬어.

기자: 누가?

소년: (대본을 계속 읽으며) 원숭이와 돼지의 자식들이 고통스런 죽음을 맛봐야 한다고 했어. 엄마가 알면 혼날 텐데. 어떡하지? (카메라맨이 손가락으로 대본을 다시 한 번 가리킨다.) 돈은 언제 줘?

기자: 이봐,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만 읽어. 다른 말 하지 말고.

소년: (울먹이며) 내 옷은 어디에 있지? 우리 집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걸어가야 해. 팬티만 입고 걸어가는 걸 보면 친구들이 놀릴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원숭이와 돼지의 자식이라고 놀림을 받는다고.

 

66. 교도소()

(죄수 하나가 청소를 하고 있고, 간수 둘은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간수1: 어떻게 저렇게 할 수가 있지?

간수2: 매끈하고 풍만한 72명의 아름다운 여인들이 에덴동산에서 널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해봐. 섹시 란제리를 입고 한 손에는 채찍을 들고 말이지. 너라면 어떻게 하겠어?

간수1: 란제리는 환영하지만, 채찍은 사양이야. 나는 아내도 있고.

죄수: (쓰레기통을 비우며) 쟤들은 에덴동산을 사창가라고 생각하나봐. 저딴 소리를 하는 놈들이나 저런 말을 듣고 폭탄조끼를 입는 놈이나, 한심해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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