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프랑스 동부 접경도시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 마켓
(오토바이가 크리스마스 마켓 뒷골목에 카르멜을 내려주고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헬멧을 벗는다. 복면을 쓰고 있어서 그가 누군지는 알 수 없다. 목소리가 앳되다.)
카르멜: 왜 이러는 거야? 우리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우리가 뭘 잘못했지?
복면을 쓴 남자: (흐느끼듯 떨리는 목소리로) 구원은 우리가 노력해서 얻는 게 아니야.
카르멜: 그럼 왜 이러는데?
복면을 쓴 남자: (뒤돌아서서 얼굴을 쓸어내리며) 나도 잘 모르겠어.
(정적. 몇몇 사람들이 카르멜과 복면을 쓴 남자가 있는 골목 앞을 무심히 지나친다.)
카르멜: 이제 와서 후회해?
복면을 쓴 남자: 아니. 전혀…….
카르멜: 그러면 왜 우는데?
복면을 쓴 남자: 내가 왜 우는지 나도 모르겠어.
카르멜: ……
복면을 쓴 남자: 넌 무섭지 않니?
카르멜: 무서워. 내가 내 손으로…사람들 앞에서…폭탄 스위치를 당기게 될까봐.
복면을 쓴 남자: 그런 걸 무서워 할 필요 없어. 다 거짓말이니까.
카르멜: (복면을 쓴 남자,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응?
복면을 쓴 남자: 네가 폭탄 스위치를 당기거나 당기지 않아도 폭탄은 터질 거야. 우리는 그렇게 일을 치르기로 했으니까.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을 빠져나가다 말고 뒤돌아본다.) 뭐해?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하지 않고.
(복면을 쓴 남자, 오토바이를 타고 떠난다. 카르멜은 폭탄이 터질까봐, 계속 골목에 있다. 오랜 시간이 흐른다. 골목을 지나가던 사람들 중 누군가가 떨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왔다가 폭탄조끼를 발견하고는 뒷걸음질 친다. 겁에 질려 있는 카르멜. 잠시 뒤 경찰들이 인근 건물에 대피령을 내린다. 폭탄물제거반이 조심스레 카르멜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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