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로 만든 서태지 신화 그리고 그의 변명

 

서태지가 가요계의 흐름을 바꿨다는 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서태지가 남긴 건 성공하면 수단과 방법이 좋지 않았더라도 떠받들여질 수 있다는 것말고는 없다. 서태지 팬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의 은퇴는 인터넷의 발달과 무관하지 않다. 만약 서태지가 활동했던 시절 인터넷이 발달했었다면 그의 대표곡 난 알아요, 우리들만의 추억, 하여가, 교실 이데아, 필승, 컴백홈, take5, 울트라맨이야, 인터넷전쟁, 오렌지, 울트라맨이야 등은 나올 수 없었으리라.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무대 역시 그의 노래처럼 처음부터 컨셉이고 대본이었다. 혹평을 받았다고 함으로서 서태지의 천재성을 부각시키는 전형적인 레퍼토리였다. *이런 방식은 과거나 현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흔히 보는 연출이기도 하다. 서태지는 표절 논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소하게 일자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는 인터뷰를 한다. 또한 새로운 것을 만들었다는 발언을 하고 수년이 흘러 표절시비가 일자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 하며 천재성을 부각해 신화가 된 자신의 경력을 부정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고통으로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표절이 아닌 이유를 찾아내기 힘들었기에 은퇴했다고 보는 게 맞다. 데뷔곡 난 알아요로 대박을 친 서태지는 데뷔당시 자신의 곡을 샘플링이라 말하지 않았으며 신비주의를 표방한 뒤에도 꾸준히 창작의 고통을 이야기했기에 현재 그가 곡의 멜로디와 코드의 진행 악기의 편성이 원곡의 영향을 받았지만 표절은 아니다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먼저 베끼고 편집해서 성공하면 그만인 문화예술은 서태지 이후로 활성화 됐다. 다시 말하자면 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이전과 이후로 한국 음악 장르의 표절은 아이콘이 됐다. 음악 장르의 유사성이란 말은 표절을 폭 넓게 허용하는 말이 됐으며 90년대 한국대중 음악의 주인공이자 '천재'로 추앙받는 서태지에 대한 비판은 한국대중가요 역사를 부정하는 일로 치부되기도 한다. 서태지를 비호하는 측은 '장르가 비슷한 걸 뭐라하면 발라드 가수들은 다 싸잡아서 표절이라고 하고 트로트 가수들은 모두 표절이냐'라고 말하거나 순수 창작이라고 했다가 서둘러 원작자를 표기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당시 그런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실수였다고 말하며 동업자 정신을 발휘하기도 한다. 엄청난 판매량, 엄청난 팬덤 문화, 엄청난 대중적 영향력이 '표절'을 정당화 해주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태지를 위대한 예술인의 반열에 올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서태지 표절시비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PC통신 시절에도 가요평론가들은 표절이다 아니다를 놓고 논쟁을 벌인바 있다. 과연 서태지는 억울해서 괴로웠던 걸까? 오늘날 서태지는 표절시비가 있는 작곡가들이 늘상 하는 변명 중 하나인 레퍼런스 이야기를 자주하고는 하는데 서태지의 성공은 '천재' 마케팅에 있었다. 그가 리믹스라는 말과 함께 원작자를 표기했다면 대중문화 아이콘이 될 수 있었을까? 창법, 랩, 연주기법, 멜로디 구성 등에서 유사할 뿐만 아니라 앨범 재킷, 춤, 모두 원작자의 것이라면 서태지는 천재라는 타이틀을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서태지는 표절 의혹이 있을 때마다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최근 표절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런 해명이 불필요하며 언젠가는 그런 논란이 사그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그의 바램대로 될 까? 

 

서태지와 아이들은 은퇴식에서 살이 내리고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때문에 은퇴한다고 했으나 글쎄. 그가 있기에 대중가요가 있다는 말도 엄밀히 따지면 포장에 지나지 않다. 유명한 곡을 샘플링하는 것은 서태지가 아니더라도 혹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하지 않았더라도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서태지 증후군에 시달리던 과거의 팬들은 표절문제를 꾸준히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무지한 상태에서 음악을 듣게 되면 일반사람들은 표절로 오해하게 된다는 선제 공격을 펼치기도 한다. 서태지는 대중음악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린 것이 아니라 양심이 없는 유형의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다. 표절의 법적 근거를 전제로 서태지의 음악을 평가하기 보다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활동할 당시 그가 자신의 천재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음을 숙지해야 한다. 그는 새로운 곡, 새로운 춤, 새로운 것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사람이지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던 사람이 아니었다. 

서태지는 천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