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세대가 페미니즘을 신봉시하거나 절대적인 믿음을 주는 모습들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어보인다. 586세대의 한계를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일부 586세대가 페미니즘을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무게를 두고 생각해 볼 필요도 없다. 내안의 성차별과 싸우겠다는 그들의 다짐도 귀담아 들을 이유가 없다. 그들은 '대결'의 수혜를 톡톡히 본 세대다. 그들은 남성중심적 사회구조를 페미니즘이 바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이 누린 '특권'은 한 줌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가부장제의 최대 수혜자인 586세대가 '성평등'을 논하고 또 그것을 논함으로서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 역겨워하지도 말자.
사회완성이 자신들의 성공이라 주장하는 586세대 특유의 선민사상을 비웃지도 말자.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 586세대는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다. 586세대는 일제의 억압과 전쟁과 피난을 모르는 첫 세대이자 대학교육 혜택이 선진국 못지 않았던 세대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은 시대의 스승을 자처하고 사회 밖으로 쫒아져 나왔으며 지금도 그 역할을 본인들이 해야한다고 자부한다.
특정기간에 출생한 인구집단이 공유한 20대 전후 정치ㆍ사회적 경험이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2030의 부모인 586세대는 20대에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경험했다. 환경 인권 통일 등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배경이다. 2030세대는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와 양극화의 희생자다. 1대 99 사회에 분노하고 좌절한 탓에 경제적 이해관계에 민감하고 공정한 룰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출처: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1281356738654
586세대의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2030세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완전고용의 시대에 취업 걱정없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던 그들은 분당 일산 등 신도시 개발에 힘입어 아파트도 손쉽게 마련했으며 지금의 2030세대 만큼 먹고 사는 문제에 구애 받은 적이 없다. 먹고 살만한 그들에게 페미니즘은 또 다른 사회운동일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2030세대의 남녀 대결 구도를 그들은 '이해'의 문제로 치부한다. 페미니즘의 문제는 여기에 있다. 20, 30 세대의 무기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이 벌이는 '사회운동'은 '폭력'에 지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82년생 김지영, 이라는 소설책을 생각해보자.
과연 586세대가 이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의 인문학적 소양이 그정도로 낮다고 보지 않는다. 젠더갈등의 불쏘시개로 쓰이기에 딱 좋은 책이 82년생 김지영이었을 뿐이다. 82년생 남녀는 국가부도를 경험했으며 이 시기에 페미니즘은 약화됐다. 모두가 힘들었기에 여성운동이라는 말보다는 '인간답게'라는 말이 더 많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자면 82년생 김지영이 겪었을 사회는 페미니즘의 주체성이 가장 약화된 시기다. 여성운동은 갈곳을 잃었고 이에 한 여성운동가는 페미니즘이 실패했으며 다른 방식의 적극적인 여성운동이 필요하다고 역설 한 바 있다. 그들이 국가부도 때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1998년 여성실업대첵 운동을 벌였으나 관심을 받지 못했고 실패했다. 경제난에 따른 자살자 숫자의 급증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을 뿐이다.
586세대와 언론이 부추기는 '갈등'의 양상을 감정을 빼고 객관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원하는 페미니즘이 과연 '평등'인가? 그들은 그저 페미니즘을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불쏘시개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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