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회상
(재판장 내부가 소란스럽다. 증거서류를 확인해보고 있던 판사가 망치를 들어 탁자 위를 내려치면서 빠른 속도로 회상장면이 이어진다.)
(플래시 백-지금부터는 팔레스타인 난민촌 폐허더미위에 널 부러진 22명의 타로들이 재편집되어 다시 보여준다.)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카메라 앞에 몰려드는 난민촌의 아이들. 뒤에는 이스라엘군에 목숨을 잃은 청년들의 묘지가 있다. 묘비명에 새겨진 숫자는 형과 삼촌들의 마지막 나이다.
#바이올린을 꺼내 엘가의 수수께기 변주곡을 연주하는 팔레스타인 남성
#타로는 공놀이를 하다말고 바이올린 활을 뚫어져라 쳐다보다본다. 광대는 타로의 공을 뺏고 골국도변의 높다란 분리장벽과 정착촌 사이에서 친구들과 공을 주고받고 있다.
#차에서 내려 쇼핑몰 입구로 향하는 타로와 여자교황, 갑자기 코가 쓰리고 눈이 따갑다. 타로는 여자교황에게 수건을 건넨다.
#타로는 올리브 과수원을 지나 언덕으로 올라가고 있다.
#타로는 철문을 굳게 닫고 창문 밖을 한참동안 바라본다. 불꽃놀이라도 하듯 밤하늘을 수놓는 미사일. 어둠속에서 타로의 손을 잡아끄는 그의 어머니.
#아이가 사탕을 입에 물고 식탁에 앉는다. 타로가 아이의 입에서 사탕을 뺏는다. 아이는 머리를 긁으며 불만스러운 얼굴로 뒤를 돌아본다.
#타로는 폭약 제조 술과 폭탄 만드는 법에 관련된 책을 배송 받는다. 거실 식탁에 앉아있는 어린 카르멜은 종이에 먹지를 대고 그 위에 사진을 올리고 있다. 여자교황은 베란다에 빨래를 넌다.
#다소 으스스한 밤, 한 없이 높아 보이는 천장, 좁은 창 너머로 보이는 파리의 풍경들……천둥번개가 친다. 잠에서 깬 막내가 안방 문을 열고 침실로 들어온다.
(수수께끼 변주곡 끝난다)
타로: (피곤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며) 뭐가 나왔냐? 뭐가 그렇게 무섭냐?
막내: (떨며)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쳐.
타로: (침대에서 일어나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
(카메라 침대 맡 열린 창으로 시끄럽게 내리를 비를 비춘다.)
타로: (창문을 닫으며) 내방에 들어가서 자.
막내: (여자교황을 보며) 나 오늘만 여기서 자면 안 돼? 무서워서 잠이 안 온단 말이야.
여자교황: (아이를 끌어안으며) 집에 있으면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해. 그것만 알면 하나도 무서울 게 없단다.
막내: (훌쩍이며) 무서워. 아침이 밝을 때까지…(천둥번개가 친다.) 엄마가 내 방에서 같이 자면 안 돼? 아빠는 하나도 안 무섭다니까, 혼자 자도 괜찮잖아. (여자교황이 스탠드 불을 켜고 타로를 슬쩍 쳐다본다. 타로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자교황이 막내와 함께 방에서 나간다.) 아빠도 무서우면 내 방에서 자. 알았지?
(카메라 돌아서서 닫힌 창을 주시하는 타로를 비춘다. 무서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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